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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마음 돌보기
2019-02-25

[노인들의 마음을 돌봐주세요.]

  

노인이라는 호칭은 동방예의지국이었던 우리나라에서는 긍정적인 의미였습니다. 노인을 섬기는 동양문화권에서는 한 해라도 일찍 노인이 되고 싶어 40대를 '초로'(初老), 50대를 '중로'(中老), 60대를 '기로'(耆老)라고 했다고 합니다. 과거 대가족 사회에서는 태어나고 자라면서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어려운 상황을 노인들의 연륜과 삶의 지혜를 통해 해결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농업사회에서 산업화가 진행되고 핵가족이 늘어나면서 가정에서의 노인의 지위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14.2%가 노인으로 구성된 고령사회로 들어섰고, 현대 사회에서의 노인은 “뒷방 늙은이”라는 비속어가 생길 만큼 자녀들이 부양하기에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심지어 병을 앓고 있는 노인이라면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부양이 힘들어졌습니다. 또한 우리는 노인이 저지른 혹은 노인을 상대로 한 범죄와 독거노인의 고독사 등과 관련된 기사들을 각종 매체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빈곤과 차별적인 시선, 인간관계의 단절로 인해 노인들은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빈곤률은 47.7%로 OECD 평균의 4배이고 노인 파산건수는 10년 새 두 배로 늘었으며 우울증을 겪고 있는 노인은 5명 중 1명이라고 합니다. 2017년 기준 고령 범죄자수는 4년 전에 비해 4만 건 증가하였고, 전체 무연고사망자의 41.5%가 65세 이상의 노인이라고 합니다. 이 모든 수치가 말해주듯이 노인들은 우리에게 구조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살아가기 힘들다는 이유로 이들을 외면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힘없고 약한 노인을 우리도 모르게 무시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금제도의 개선, 노인의 의식주 제공, 노인의 의료비나 간병비 지원 등 각종 정책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은 노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마음가짐의 변화입니다. 가정과 학교 교육을 통해 어려서부터 노인에 대한 존경심을 키울 수 있도록 힘써야 하고 수많은 경험을 통해 얻어진 노인의 지혜가 소중한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신체적인 질병이 있으면 병원에서 치료받으면 되지만 마음의 상처는 한번 생기면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노인들이 정서적으로 소외되고 아프지 않도록 우리는 계속해서 노인들의 마음돌보기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렸을 때는 한없이 커보이던 아버지의 어깨가 어느 순간 작아지진 않았는지, 하얗고 곱던 어머니의 얼굴에 어느새 주름이 가득하진 않은지... 우리의 따뜻한 눈빛과 돌봄의 손길만이 고령사회를 살아가는 지금, 가장 간절하고 절실한 노인들의 바람일 것입니다.​